728x90
반응형


최근 하루 한끼에서 두 끼를 채식으로 대체한다.
나는 이 선택이 몹시 어려울거라 예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매번 요리를 해 먹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집 바깥에서는 유별난 취급을 받기도 해서
한국에서의 채식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가공식품이나 간편식으로도
비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시장이 변해가고 있다.


대체 비건은 어떻게 트렌드로 자리잡았을까?
그 모든 의문과 불편함이 여기 녹아있다.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에서는 우리 인류의 기나긴 타임라인과
마침내 얻은 고귀한 풍요를 언급한다.


그는 지구 반대편도 아닌, 우리 옆에 있는
가난한 계층도 굶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배불리 먹고, 잡다한 것을 사고, 마구 즐기는
우리들의 풍요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강조한다.


그 많은 사료들은 어디로 갔을까.
바로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가축들을 살찌우려
그리고 자동차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위해
짓이겨지고 갈린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
나 또한 소비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었는데
이 책을 보고 소비습관을 다잡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할 수 있을까? 해야겠지.)


결국 우리 모두는 자연의 순리대로 멸종하겠지만
그 때가 우리 혹은 우리들의 자손이 자라나는
시대만은 아니길 바랄뿐이다.

이 책은 비건을 독려한다기 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OECD국가의 전반적인 산업실태,
그리고 식량난의 원인이 정치 불화임을 지적한다.

단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
비건이든, 에너지 절약이든, 혹은 투자이든
자신이 가장 자신 있고 오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지속가능한 실천을 하라고 얘기한다.

굉장히 많은 노력이 동원되고 있고
동시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학생의 시선에 맞추어 알려주는 책.

나를 치밀하게 설득시키기 위해 수업을 준비한
선생님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온 기분이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갑작스럽게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지난 주 평일, 나는 막막한 기분으로 블로그를 들락거렸다.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전까지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진 것이다.

일 년동안 띄엄띄엄 쓴 글 덕분에 들어온 14불의 수익을 보며 위안을 얻은 것도 잠시.

앞으로도 직장과 직장을 오가는 공백기마다 이런 불안감을 느껴야하겠냐는 질문에 다다랐다.

 

초조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는 현명한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했기 때문에 나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서가에 꽂힌 <요즘것들의 사생활: 먹고사니즘>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말 많고 탈 많은 MZ세대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요즘사'가 낸 인터뷰집이었다.

 

 

<요즘 것들의 사생활: 먹고사니즘>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episode 01 서른의 퇴사, 1년간의 직업 실험 _ with 김가현
episode 02 돈 버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 _ with 김예지
episode 03 덕업일치, 쓸모없다던 일로 먹고삽니다 _ with 고성배
episode 04 인생이 노잼이라 잼을 팔아봤는데요 _ with 이예지
episode 05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다면 _ with 애나
episode 06 월급 10%로 와인바 차리는 법 _ with 이현우
episode 07 N잡러 시대, 우리는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_ with 홍진아
episode 08 존재감 있는 회사인간 되는 법 _ with 이승희
episode 09 직장인보다 자유롭고, 프리랜서보다 안정적인 _ with 미스페니
episode 10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기 참 좋은 시대 _ with 드로우앤드류
agenda talk 만약 우리에게 기본소득이 생긴다면 _ with BIYN

드로우앤드류님의 인터뷰도 실려 있어서 꽤나 반가웠다.

 

 

요즘사에서는 정말로 다양한 형태의 '먹고사는 젊은 세대들'을 인터뷰한다.

디지털 노마드, 청년 재테크 코치,

배달의 민족 출신이지만 지금은 본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마케터. 

역마살이 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하는 N잡러들은,

자신의 일을 도피나 치기 어린 마음에 저지른 짓으로 여기지 않는다.

 

적든 크든 이들은 모두 수익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일해나갈 사람들이다.

 

 

위로나 하자고 던지는 말이 아니다.

퇴사를 하든 회사를 다니든 그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이들은 말한다.

단지 그 선택을 자신의 비전으로 끌고가는 힘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듯 하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만 같다.

 

"세상이 정한 답이 아닌 정말로 다양한 삶의 형태가 있고, 그것은 잘못되지 않았다."

 

 

"나 또한 직업이라는 것에 많이 묶여있었구나."

청소 일을 하면서 일러스트 외주도 맡으시는 김예지님.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존경스럽고 응원하고 싶었다.

 

 

미스페니님.

현재 청년 세대가 느끼는 무력함을 차분하게 짚고 넘어가서 위안이 되었다.

 

 

디지털 노마드, 퇴사러. N잡러 등의 키워드로 뭉뚱그리지 않고,

각각의 삶과 일을 돋보기로 들여다봐줘서 참 고마운 책이었다.

인터뷰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끝까지 인터뷰어들이 겪어온

불안정함과 자아성찰까지도 전해지는 것 같아서 속상했다.

 

하지만 묵묵히 그 길을 걸어온 '요즘것'들로부터 정말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머리를 떠다니는 뜬구름들을 정리하고 싶은 MZ세대라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반응형

+ Recent posts